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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전시 정소영 ‘바람처럼 빛나는 푸르름-Verdancy shining like the wind’
정소영 개인전 ‘바람처럼 빛나는 푸르름-Verdancy shining like the wind’
- 전시기간 : 11.1(수)~11.26(일)
- 전시장소 : 영산강문화관 2층 기획전시실
- 관람시간 : 09:00 ~ 18:00 (입장마감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 문의 : 061-335-0866
살짝 불어오는 공기의 흐름에도 나뭇잎은 흔들거린다.
여름 한낮, 나뭇잎들 속에 앉아 나는 혼자가 된다.
움직임 없이 가만히 나뭇가지에 등을 기대고 앉아 조용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무아지경 같은 고요를 느낀다. 장마 끝 쉼 없이 내뿜는 그 커다랗고 귀가 찢어질 것 같은 매미 울음소리가 멈춘 듯, 가만히 있다.
오로지 여름의 대기에 조용히 움직이며 살짝살짝 반짝거리는 나뭇잎들만 존재한다.
살면서 혼자, 주변의 아무 소음 없이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에 찾아오는 평화가 있다.
막연한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한순간.
나무, 수많은 이미지 속에 유독 그 반짝거림이 좋다. 바람에 이는 끊임없는 움직임과 나뭇잎 사이사이 작은 틈 사이로 햇볕에 의한 반짝거림.
그 찰나의 순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실리게 되고, 어떤 틀에서 특정한 인상으로 거듭나 변형된 현재의 새로운 인상으로 표현된다.
현실과 기억 사이에서 이미지화된 나무의 인상은 수없이 반복되는 기계적 움직임으로 그 인상을 표현한다.
그 느낌과 인상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이프 끝에 물감을 얹어 일일이 찍어내는 행위는 의도치 않게 노동집약적인 면이 있다.
무수히 반복되는 행위는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되며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나의 삶도 작업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작업을 하면서도 종종 느끼는 불안함은 수많은 터치에 의해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내면 깊이 자리한 불안은, ‘툭‘하고 끊어져 버린 풍선의 실처럼 결국에 표현되는 듯하다.
-작가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