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자세히보기
이다겸의 작품은 정교한 붓질이 더해진 튀는 색감이 특징적이지만, 소재는 매우 소박하다. 골목길에 놓인 초라한 화분이나 산책길 가로변의 풀숲 등, 누구도 자세히 보려 하지 않는 평범한 장면이 대부분이다. 이다겸의 그림은 그러한 평범함도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일까. 작가는 화려한 소재를 화려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소재를 화려하게 표현한다. 구석진 일상의 한켠이 눈부시게, 때로는 어른어른한 옵티컬 효과에 의해 눈이 아플 만큼의 강렬함으로 구현되어 있다. 내용과 형식 사이의 괴리에는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형식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이 느껴진다. 대상은 그림을 위한 최소한의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출발은 현실이지만 그것이 도달하는 것은 현실이 아니다. 어떤 대상을 그려도 작가가 정한 형식은 유지된다는 점에서 형식주의적이기까지 하다. 작품 [plant pot plot 2]에서는 문 앞에 화분이 가득 있는 작은 집의 전깃줄이 걸쳐 있는 지붕 위도 보이지 않는 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다겸의 풍경은 따로 광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광원이 있는 듯이 자체 발산하는 빛이 특징적이다.
상세이미지 대체텍스트 출력영역